위대한 유산 을 읽었다.
정확히 말하면 <위대한 유산1>을 읽었다.
2편까지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상을 남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다 읽은 후에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후기를 남긴다.
위대한 유산하면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할아버지 책장에 꽂혀 있던 책 중에 하나로 내가 어린시절 읽어볼까 말까 고민했던 책이기도 했고
나에게 유산하면 어머니 아버지보다는 할아버지한테서 받을 거라는 생각이 컸다.
뭐랄까 할아버지는 나한테 유산을 남겨줄 사람으로 느껴졌다.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으니 그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할아버지로 부터 이미 위대한 유산을 받았은셈이다.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바로 할아버지 때문이니까.
어린시절 책이란 곧 할아버지 였고 할아버지는 곧 책이었다.
손주들 중에 책을 좋아하는 애는 나밖에 없어서 할아버지가 나를 더 기특하게 여기기도 했다.
한가지 기억에 남는 일로는
어렸을 때 종종 할아버지 책을 탐냈던 것인데
어쩔 때는 할아버지가 먼저 나에게 할아버지의 책을 가져갔냐고 묻곤 하셨다.
톨스토이 책이랑 탈무드였던 것 같은데
결국 할아버지는 책을 못찾았고 금세 새로 구매하셨다.
물론 나를 추긍하거나 혼내는 일도 없었다.
책 자체는 사실 재미가 없었다.
이상하게 눈에 초점도 잘 안맞아서 더 읽기가 힘들었는데
여차저차 한권을 다 읽기는 했지만 영 재미가 없었다.
<두도시 이야기>와 <어려운 시절>에서 디킨즈의 스타일을 대충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다할 디킨즈의 특징은 보이지 않았다.
굳이 찾자면 천민 자본주의 정도?
기대하던 특징은 다채롭고 매력적인 사연을 가진 인물들 그리고 그들간의 촘촘한 연관성인데
이야기의 반이 지나도록 썩 그렇지는 않았다.
아직 절반 지점이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말이다.
이야기가 진행되가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반전들도 어쩐지 다 읽히는 수 같고...
오로지 완독을 위한 독서를 하는 꼴인데 디킨즈가 이런 내꼴을 우습게 만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