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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사전 을 읽었다 김소연 시인은 항상 좋아하는 시인을 꼽을 때 두 손가락 안에 든다. 김소연 시인의 시집을 읽었을 때가 내가 가장 촉촉했던 시절이라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한 글자 사전은 한 글자로 된 단어들의 사전이다. 사전적 의미의 사전이 아니라, 작가의 시선이 그대로 담긴 뜻풀이 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책 자체는 두꺼운 편이지만 한 단어 당 짧게는 한 줄에서 길어야 몇 페이지로 짧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읽기에 좋다. 내가 읽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집중력이 많이 떨어져서 책을 읽기가 쉽지 않았는데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고 좋아하는 김소연 시인의 글이라 선택했다. 읽는 중간중간에 꼭 한번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유하고 싶은 생각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짧은 글이지만..
반쪽의 이야기 를 봤다. 넷플릭스 표 하이틴 로맨스 코미디 와 그 후속 를 최근에 봤다. 최근에는 하이틴 로맨스가 많지 않았는데 넷플릭스가 이 시장을 아주 영리하게 노렸다. 이런 영화는 되게 엄청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다소 뻔하더라도 공감하며 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인데 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정석대로 하이틴 무비를 만들어 대외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를 함에 앞서 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두 영화가 묘하게 겹치기 때문이다. 큰 키워드만 꼽자면, #편지 #동양인 여자 주인공 #고등학교 #넷플릭스 가 되겠다. 사람들은 언제나 사라진 것들을 쫓는다. 혁명이 없는 시절에는 혁명을 쫓고 순정이 없는 시절에는 순정을 쫓고. 편지보다는 넘쳐나는 메신저들로 마음을 전하고 있는 요즘 와 을 미루어 보았을 때 넷플릭스가 쫓은 ..
도쿄 아이돌스 를 봤다. 을 본 후 모두가 느꼈을 묘한 찝찝함을 곱씹다가 내린 결론. '이거 일본의 아이돌 산업을 지적하는 척하면서 되레 영업하는 고도의 전략이 아닌가.' 리오의 메이저 데뷔를 위해 붙은 자본들이 넷플릭스를 끌어들여 글로벌 어그로를 끌었거나, 넷플릭스로 부터 다가온 기회를 영리하게 이용했거나. 다큐를 보면 알 테지만, 도쿄 아이돌은 일본 아이돌 산업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보다 보면 비판의식은 잠시 모른 체하고 메인 스토리의 주인공인 리오를 응원하게 된다. 제작진들이 가장 우려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나조차도 리코딩을 하며 스스로를 '아이돌'이 아닌 '리오'라고 말하는 리오를 내심 응원하고 있었다. 트위터와 유투브에 리오를 검색해서 기어코 근황과 뮤직비디오를 찾아봤으니 말이다. 나만 그런것은 아닌지, 유튜브에..
트롤: 월드 투어(더빙, 4차 관람) 를 봤다. 예고 했던 대로 4차 관람. 요즘 본 영화가 없어서 상당히 오래 음미했다. 애들 보는 거라고 생각하고 봐서 그런지 트롤의 메시지가 더 크게 와닿았는데 그래서 트롤의 메시지를 자주 생각하고 있었고 계속 되새기다가 다시 영화를 보니 임팩트가 더 크게 느껴졌다. 보면 볼 수록 느끼는 것은 트롤은 아동용 영화라고 하기에 너무 쿨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거다. "내가 나답기 위해서는 모두가 달라야 한다." 캬... 보호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남긴 후기는 보통 '정신 없다.'인데 정신 없이 흘러가는 우당탕탕 스토리 전반에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이 메시지를 끌고 가는게 대단하다. 영화 속에서는 "다르다"가 거의 파피 이름 만큼이나 자주 나온다. 참 신기한 게 다르다는 말을 할 때마다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른데 다음 관..